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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4 �삤�쟾 9:44:00)
<center></center><br>어퍼컷’을 맞은 기분이었다. <br><br>눈앞을 가득 메운 웅장한 빙벽. 그린델발트에서의 첫날 밤은 커튼 뒤 아이거 북벽이 전해준 충격에 뜬눈으로 밤을 새야 했다.<br><br>유럽 배낭여행족들에게 알프스는 동경의 장소다. <br><br>하지만 스위스 인터라겐에서 출발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인 융프라우요흐(3,454m)를 단 하루 만에 둘러보는 여행은 숨가쁘다. <br><br>봉우리 밑에 둥지 튼 산악마을에서 알프스의 정취를 체험하면 여행의 참맛이 배어난다. <br><br>융프라우와 그곳에서 뻗어나온 알레치 빙하가 지난해 알프스 최초로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이곳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br><br>수많은 등반가가 목숨을 잃었던 아이거 북벽의 설렘은 단지 시작이다. <br><br>알프스 빙하 위에 자리잡은 산악마을 그린델발트는 융프라우로 올라가는 기점일 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이 숨은 아지트다. <br><br>이곳의 빙하는 아직도 움직이고 있다. <br><br>그린델발트에서는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등 마을을 에워싼 세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늘어섰다.<br><br>정상으로 향하는 산악열차들은 세모지붕인 샬레풍의 가옥들을 강처럼 에워싸며 고즈넉하게 오른다. <br><br>5월의 알프스는 봉우리마다 흰 눈이 덮였지만,산마루로 내려오면서 집집마다 푸른 정원에 야생화를 피어낸다. <br><br>융프라우를 향해 1시간마다 출발하는 열차는 부츠를 신은 채 스키를 메고 열차에 오르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br><br>그린델발트역 앞에는 채시라가 묵었다는 별 5개짜리 호텔이 친근하게 다가선다.<br><br>그린델발트에서 브린데그역까지는 복선공사가 한창이다. <br><br>클라이네 샤이텍에는 5월까지 스키를 즐기려는 반팔 차림의 스키어들이 북적댄다. <br><br>걸어서 산 봉우리까지 7∼8시간 올라가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마니아들도 있다.<br><br>차 없는 마을인 벵엔에 거주하는 한 한국인 아줌마를 만난다. <br><br>“4월 초까지만 해도 케이블카 타고 윗 마을인 멘리헨에 올라가 애들을 학교에 보낸 뒤 스키를 타고 내려왔죠. 2시간 가량 줄곧 내려와 점심 준비할 때쯤이면 애들이 학교에서 돌아왔어요.” 자연과 푹 파묻혀 사는 부러운 삶이다.<br><br>스키로 두 줄만 그으면 활강코스가 되는 스키천국을 관통해 톱니바퀴 열차가 오른다. <br><br>2,320m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인 아이거그렛처를 지난 열차는 10㎞ 터널구간을 통과한다. <br><br>클라이네 샤이덱에서 유럽 내 최고도에 위치한 철도역 융프라우요흐로 오르는 구간은 건설에만 16년이 소요됐다. <br><br>이 터널은 아이거와 묀히봉을 관통한다.<br><br>융프라우요흐에 위치한 유럽 최고 높이 전망대 스핑크스에서 내려다보는 정경은 장관이다. <br><br>알프스에서 가장 긴 알레취빙하(24㎞)가 봉우리 사이를 헤치고 길게 뻗었다. <br><br>이곳은 최근 드라마 ‘인어아가씨’에서 주인공 이주왕(김성택)과 아리영(장서희)이 신혼여행 온 장면이 촬영되기도 했다. <br><br>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세워진 우체통과 얼음궁전이 인상적이다.<br><br>그린델발트에서의 체험은 융프라우에 오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br><br>5월이 오면 그린델발트는 호흡이 빨라진다. <br><br>하이킹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br><br>해질 무렵 문을 닫던 거리의 상가들은 10시까지 문을 연다. <br><br>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배낭족들과 어울리며 고요한 마을이 흥청거린다. <br><br>자연사 박물관에 들르거나 전원풍경을 즐기며 마을을 산책하는 것도 흥미롭다. <br><br>역앞에서 자전거를 빌려 인터라겐까지 질주할 수도 있다. <br><br>6월이면 빙하가 녹은 뤼취넨계곡에서 래프팅 마니아들도 몰려든다.<br><br>땅거미가 내리면 마을 야외바에 앉아 화이트 와인 한잔을 마신다. <br><br>아이거 북벽과 융프라우를 바라보며,눈덩이가 녹아내리는 소리를 들으며. 알프스 정상으로 별이 쏟아지는 정경만 바라봐도 그린델발트는 지우지 못할 진한 추억이 된다. <br><br><br><br>/그린델발트(스위스)=글·사진 서영진<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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