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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시간도 멎은 ‘그림엽서 마을’ 스위스 융프라우 그림델발트
(2007-07-14 오전 9:44:00)
시간도 멎은 ‘그림엽서 마을’ 스위스 융프라우 그림델발트
박경일 기자/parking@munhwa.co.kr
여행목적지로서 유럽이 보편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유럽여행이라면 빠듯한 일정에 5~6개국을 도는 주마간산식 여행이 주류다. 파리의 루브르미술관에 가서도 숨차게 모나리자와 비너스를 ‘찍고’돌아오고, 이탈리아를 가도 뛰듯이 로마시내의 콜로세움이나 트레비분수를 한바퀴 돌고오는게 고작이다. 오직 ‘그곳을 봤다’는 게 중요할 뿐이다. 마음을 열어놓는 여행에서조차도 ‘유명한 곳’이라면 모두 섭렵하려는 욕심이 앞서는 것이다.
여행자들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는 스위스. 그중에서도 유럽의 지붕이라는 융프라우(해발 4158m)는 유럽여행객들이 빼놓지 않고 ‘찍고 가는’ 여행지다. 톱니레일(Cog Wheel)을 따라 가파른 능선을 오르는 산악열차를 타고 거봉인 아이거(3970m)와 묀흐(4099m)의 암반을 뚫어만든 터널을 통과해 융프라우 요흐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알프스는 장관이다. 만년설을 깎아서 만든 얼음궁전을 돌아 전망대의 세련된 레스토랑에서 내려다보는 설경과 희다못해 푸른 빛을 띠는 빙하의 모습은 짜릿한 느낌마저 준다.
그러나 스위스 융프라우 여정에서 정작 매력적인 것은 말끔하게 정돈해놓은 융프라우 전망대보다는 산악열차를 타고 지나쳐가는 알프스 산간마을을 찾아보는 일이다. 알프스의 아름다움이란 여행자들이 목적지를 향해 맹렬한 기세로 스쳐지나가는 산골마을에 ‘아무렇지도 않은듯’ 자리잡고 있다.
융프라우여정의 산악마을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는 곳이 그린델발트. 스위스 융프라우 관광의 출발지인 소도시 인터라켄에서 기차로 50분 거리에 있는 그린델발트는 인터라켄에서 융프라우를 가려면 한번쯤은 꼭 거쳐가는 환승역이 있는 곳이다. 전형적인 산악관광지로 겨울철에는 스키관광객들로 가득찬다. 여름철에도 산악마을 트레킹과 캐년점핑,산악자전거 등의 레포츠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몰린다.
융프라우 여정에 동행한 동신항운의 송진사장은 “인터라켄이 속초라면 그린델발트는 설악동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적절한 비유였다. 인터라켄에는 각종 상업시설이 들어서있지만 그린델발트에는 떠들썩한 유흥가나 변변한 쇼핑센터도 없다. 그저 좁다란 길을 따라 작은 가게들과 전원풍의 소규모 호텔들이 늘어서 있다.
스위스 취리히공항에서 3시간여를 달려 그린델발트에 도착한 것은 한밤중이었다. 사위는 모두 캄캄한 어둠에 묻혀있었고 호텔 앞쪽으로 유난히 빛나는 2개의 별이 떠 있었다. 차가운 밤공기에 싱그러운 풀냄새가 묻어났다.
각양각색의 경쾌한 새소리에 잠을 깼다. 고요한 산중이라 그런지 새소리가 마치 자명종 소리만큼 크게 들렸다. 무심코 커튼을 열어젖히는 순간 비명을 지를 뻔 했다. 알프스의 장대한 아이거봉이 머리에 흰눈을 두른 채 손에 잡힐듯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 산 아래부분은 날을 세운 송곳처럼 침엽수가 빽빽하게 꽂혀있고 산위로 올라갈수록 정으로 찍어낸 것같은 바위로 아이거봉이 힘차게 서있었다.
뒤늦게 알았지만 도착 첫날 밤에 보았던 건 별이 아니라, 아이거봉 벽을 뚫고 융프라우로 오르는 산악기차의 중간기착역인 아이거반트(2865m)와 아이스메어역(3160m)의 불빛이었다.
호텔 앞길을 따라가다 벤치에 앉아서 알프스의 영봉을 바라본다. 아이거봉과 해발 4107m의 묀흐봉이 양쪽 하늘을 가리고 섰다. 그 사이로 흰눈을 이고있는 봉우리와 희다못해 푸른기가 도는 빙하가 언뜻언뜻 보였다. 교회 종소리가 그림같은 목조주택들이 늘어선 산악마을의 정적을 흔들면서 지나가고 온갖 들꽃들이 바람에 하늘거린다. 더할 수 없이 평화로운 이곳에서는 시간도 느릿느릿 지나간다.
그린델발트에는 트레킹 코스가 잘 정비돼있다. 새소리를 벗삼아 트레킹코스로 접어들면 목부들이 짚단을 다듬는 목조주택을 지나 융단처럼 깔린 푸른 풀밭위를 만난다. 이름모를 들꽃들이 들판 가득 피어있다. 곧 하늘을 가리는 침엽수림이 나타나고 이 길을 걸으면 까마득한 협곡이나 계곡을 만난다. 트레킹의 모든 것을 하나의 코스를 따라가며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알프스 협곡의 다양한 레포츠도 새로운 경험이다. 그린델발트를 찾는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것이 번지점프와 캐년점프(각각 105프랑). 까마득히 빙하 녹은 물이 흘러내리는 85m높이의 알프스 협곡에서 뛰어내리는데, 절벽에서 뛰어내려 앞뒤로 흔들리는 캐년점프가 특히 인기있다. 또 절벽을 자일을 타고 내려가는 스파이더 하이웨이(44프랑)나 절벽과 절벽사이를 연결한 줄을 타고 매달려서 내려가는 트리올린(15프랑부터)도 짜릿하다. 패러글라이딩(160프랑부터)도 인기있는 레포츠 가운데 하나다.
그린델발트〓글·사진 박경일기자 parking@
[매일경제-TOUR 월드] 알프스 산자락에 휘감긴아늑한 산간 마을
[문화일보- 여행쪽지] 융프라우철도